우리는 바이러스를 막기 위해 마스크를 씁니다. 하지만 마스크는 외부의 물리적인 차단막일 뿐, 우리 몸 자체가 가지고 있는 '천연 마스크'가 뚫리면 바이러스 감염을 막을 수 없습니다.
그 천연 마스크가 바로 입, 코, 목구멍, 장을 덮고 있는 '점막(Mucous Membrane)'입니다. 바이러스와의 전쟁에서 승패는 혈액 속의 백혈구가 싸우기 이전에, 1차 방어선인 점막에서 'IgA 항체'가 얼마나 잘 방어하느냐에 달려 있습니다. 본 칼럼에서는 점막이 건조해지면 왜 병에 걸리는지, 그리고 입속 면역 항체를 강화하는 방법에 대해 생리학적으로 분석합니다.

1. 점막(Mucosa): 성벽을 지키는 끈적한 방패
우리 몸의 피부가 외부의 공격을 막는다면, 몸속의 피부인 점막은 호흡기와 소화기를 덮어 바이러스, 세균, 미세먼지가 혈관으로 직접 침투하지 못하게 막습니다.
건강한 점막은 항상 촉촉하고 끈적한 점액(Mucus)으로 덮여 있습니다. 이 점액 속에는 '라이소자임(Lysozyme)' 같은 살균 효소와 면역 세포들이 포함되어 있어, 들어온 세균을 1차적으로 녹여버리거나 '섬모(Cilia)' 운동을 통해 가래나 콧물의 형태로 밖으로 배출시킵니다.
2. 특수부대, IgA 항체 (Immunoglobulin A)
점막 면역의 핵심은 바로 'IgA(면역글로불린 A)'라는 항체입니다. 혈액 속에 주로 존재하는 IgG 항체와 달리, IgA는 침, 콧물, 눈물, 모유 등 점막 분비액에 주로 존재합니다.
IgA 항체의 역할은 바이러스가 세포 안으로 들어오기 전에 '중화(Neutralization)'시키는 것입니다. 마치 성벽 위에서 적군이 성문을 통과하지 못하도록 미리 화살을 쏘아 맞추는 궁수 부대와 같습니다. 연구에 따르면 구강 내 IgA 농도가 높은 사람은 감기나 독감에 걸릴 확률이 현저히 낮은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3. 건조함(Dryness)은 면역의 무덤이다
환절기나 겨울철에 감기가 유행하는 이유는 단순히 추워서가 아니라, 공기가 '건조'하기 때문입니다. 점막이 마르면 다음과 같은 치명적인 문제가 발생합니다.
① 섬모 운동 정지
먼지를 밖으로 쓸어내는 빗자루 역할을 하는 섬모는 물기가 없으면 움직이지 못합니다. 바이러스가 점막에 달라붙어 증식할 시간을 벌어주는 셈입니다.
② 방어막 균열 (Crack)
논바닥이 가뭄에 갈라지듯, 건조한 점막은 미세하게 갈라져 틈이 생깁니다. 바이러스는 이 틈을 타 혈관으로 침투합니다. 아침에 일어났을 때 목이 따끔거린다면 이미 밤새 방어막이 뚫렸다는 신호입니다.
4. 결론: 입속을 촉촉하게 지켜라
진정한 면역력은 병에 걸린 뒤 싸우는 것이 아니라, 애초에 침투하지 못하게 막는 것입니다. 이를 위해 점막 면역을 강화하는 세 가지 습관을 제안합니다.
- ✓ 비타민 A, E 섭취: 점막 상피 세포를 재생하고 점액 분비를 촉진하는 필수 영양소입니다.
- ✓ 구강 유산균과 오일: 입속 유해균을 억제하고, 오일막을 형성하여 수분 증발을 막는 것이 도움이 됩니다.
- ✓ 수시로 수분 공급: 물을 자주 마시거나 구강 스프레이 등을 활용해 입과 목이 마를 틈을 주지 않아야 IgA 항체가 활발하게 활동합니다.